푸젠 토루(土樓)는 흙벽을 높게 쌓고 중앙에 열린 마당을 둔 다층 공동주택이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46채는 푸젠 남서부 120여 킬로미터에 걸쳐 분포한다. 원형 토루가 사진에 자주 등장하지만 방형·오봉루 등 형태는 다양하며, 모든 토루가 객가인만의 건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01

두꺼운 외벽 안에 마을 하나가 들어가다

외부 창이 적고 출입구가 제한된 흙벽은 산지 공동체의 방어에 유리했다. 안쪽에는 목조 구조와 회랑, 방들이 마당을 둘러싸며 우물·창고·조상 제의와 생활공간을 함께 담았다.

방은 대체로 수직으로 배분되어 한 가족이 여러 층의 공간을 사용했다. 건물은 집 한 채이면서 여러 가구가 규칙과 시설을 공유하는 작은 마을이었다.

02

공동체의 건축은 공동체가 줄면 달라진다

교육과 취업을 위해 젊은 세대가 도시로 이동하면 큰 건물을 유지하고 수리할 사람도 줄어든다. 주방·화장실·소방과 통신처럼 현대 생활에 필요한 설비를 넣는 일은 원형 보존과 충돌할 수 있다.

‘옛날 그대로 사는 주민’을 기대하기보다 빈방, 계절 거주와 새로운 생활설비를 포함해 건물이 어떻게 계속 사용되는지 살펴야 한다. 사람이 떠난 완벽한 외관만으로 생활유산을 지킬 수는 없다.

03

세계유산과 관광은 누구의 생활을 보여주는가

관광은 수리 재원과 지역 일자리를 만들지만, 주민의 집과 의례를 관람 대상으로 바꿀 위험도 있다. 인기 있는 몇 채에 방문객이 몰리면 상점과 숙박이 일상의 공간을 밀어낼 수 있다.

유네스코 역시 건물뿐 아니라 주변 농경·산림 경관과 전통 건축기술, 지역 공동체가 함께 유지돼야 진정성과 완전성이 지속된다고 본다. 방문자는 촬영 동의를 구하고 주거구역과 제의공간의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